일상다반사

'장마' 재테크 필수품이라고? 글쎄…

Qhtlr 2007. 4. 26. 14:11

'장마' 재테크 필수품이라고? 글쎄…

20대 직장인에게 필수품처럼 권장되는 재테크 상품 중 하나가 장기주택마련저축(일명 '장마')이다. 세금우대와 비과세, 소득공제 등 세 가지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내집마련을 위한 목돈을 마련하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장기주택마련저축이 따지고 보면 소탐대실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어 주목된다. 푼돈에 불과한 혜택에 집착하는 사이 부동산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어 재테크의 필수품으로 대접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얘기다.

부동산 업계 한 전문가는 적어도 내집마련을 위한 목적이라면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우선 정기적금과 비교할 때 금리 우대폭이 크지 않은데다 가입 3년 이후에는 변동금리로 전환하거나 3년간의 확정금리를 다시 책정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우대금리나 비과세로 얻을 수 있는 수익금 규모도 크지 않다는 주장이다.

K은행의 경우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제공하는 3년 확정금리가 연 4.4%로 일반적인 3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인 연 4.1%에 비해 0.3% 높다.

더구나 비과세 혜택은 7년 이상 유지해야 가능하기 때문에 2금융권에서 금리가 높은 상품을 찾는 편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얘기다.

실제로 새마을금고의 정기적금은 1~3년 금리가 연 4.6~4.8%로 장기주택마련저축보다 높고, 비과세는 아니지만 이자 수입에 대한 세금이 1.4%로 낮다. 실제로는 더 나은 혜택을 받으면서 자금을 장기간 묶어둬야 하는 불편함도 피할 수 있다.

그는 "장기주택마련저축의 혜택이 알고 보면 큰 매력이 없을 뿐 아니라 푼돈을 미끼로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한다"며 "만기 7년을 기다리다가 레버리지를 이용해 적기에 내집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것은 커다란 손실"이라고 말했다. 목돈을 쥐어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는 것.

장기주택마련저축은 이미 본래의 의미를 상실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영호 FSI 원장은 "본래 이 상품은 무주택자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과거에 비해 쉬워졌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며 "최근 일부 은행은 상품 이름에서 '주택마련'이라는 용어를 아예 빼고 비과세라는 점을 강조해서 판매하는 등 본연의 목적이 변질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인 경기 및 금리 전망에 비춰 보더라도 현 시점에서 이 상품에 가입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선택이라는 설명이다. 김영호 원장은 "2009년까지는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3년 동안 고정금리를 받는 것은 상대적으로 손해"라며 "세금 혜택이나 우대금리를 받기 위해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상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재테크 측면에서 소득공제에 의미를 두기 위해서는 공제 받은 금액을 재투자해 수익을 낼 때 가능하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미 장기주택마련저축에 가입한 투자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무작정 통장을 해지하는 것은 좋지 않다. 5년 이내에 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소득공제 금액을 토해내야 하고, 비과세 혜택도 사라지기 때문.

통장을 유지하되 월 저축액의 상당 부분이 장기주택마련저축에 집중돼 있을 경우 불입 금액을 줄이고 나머지 금액을 통장 쪼개기로 투자처를 다양화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출처:머니투데이